잡지에서 읽은 시

愛馬의 눈물/ 전순영

검지 정숙자 2012. 3. 9. 02:30

 

 

     愛馬의 눈물

 

      전순영

 

 

  왕건이 견훤과 전쟁에서 포위되자 신숭겸이 자기 옷을 벗어 왕에게 입

혀 피신시키고 자신이 왕의 옷을 입고 견훤과 싸우다 전사했다

 

  신숭겸의 목이 견훤에게 바쳐지자 이제야 원수를 내 손에 넣었노라고

만면에 웃음 흘리며 살펴보니 그 머리는 왕건이 아니었다

 

  이에 분개한 견훤이 머리를 휙 집어 던져버리자 그걸 지켜보고 서있던

신숭겸의 애마가 주인의 머리를 물고 고향으로 (전남 곡성)가서 신숭겸이

활쏘기를 하던 장군봉에 이르러 울다울다 쓰러져 죽었다

 

  대구지묘동시내버스 101번 신숭겸로에는 지금도 그의 애마가 못다 흘

린 눈물이 서리 맞은 벼 이삭처럼 흩뿌려져 있어, 나도 거기서 오늘 몇 낟

알 주워보았다 

 

                                                 ※대구 지묘동:신숭겸이 전사한 곳

       

  * 『시와표현』2012-봄호/ <신작시 광장>에서

  *  전순영/ 1999년『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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