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馬의 눈물
전순영
왕건이 견훤과 전쟁에서 포위되자 신숭겸이 자기 옷을 벗어 왕에게 입
혀 피신시키고 자신이 왕의 옷을 입고 견훤과 싸우다 전사했다
신숭겸의 목이 견훤에게 바쳐지자 이제야 원수를 내 손에 넣었노라고
만면에 웃음 흘리며 살펴보니 그 머리는 왕건이 아니었다
이에 분개한 견훤이 머리를 휙 집어 던져버리자 그걸 지켜보고 서있던
신숭겸의 애마가 주인의 머리를 물고 고향으로 (전남 곡성)가서 신숭겸이
활쏘기를 하던 장군봉에 이르러 울다울다 쓰러져 죽었다
대구지묘동시내버스 101번 신숭겸로에는 지금도 그의 애마가 못다 흘
린 눈물이 서리 맞은 벼 이삭처럼 흩뿌려져 있어, 나도 거기서 오늘 몇 낟
알 주워보았다
※대구 지묘동:신숭겸이 전사한 곳
* 『시와표현』2012-봄호/ <신작시 광장>에서
* 전순영/ 1999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言) 버리고 가기/ 황희순 (0) | 2012.03.13 |
---|---|
사과의 몰락 / 윤영숙 (0) | 2012.03.09 |
징/ 조경선 (0) | 2012.03.08 |
꽃의 탄생/ 윤의섭 (0) | 2012.02.19 |
북어, 바람을 필사하다/ 송종규 (0) | 2012.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