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범종
홍용희
이제는
고요한 중심을 살 수 있을 것인가
머리를 없애고
팔도 다리도 버렸으니
온종일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에
잠들 수 있을 것인가
허공들이
말없이
목숨을 바꾸어
새벽이 오고, 밤이 오고,
머리를 없애고
팔도 다리도 버렸으니
떨림이 없을 것인가
울음이 없을 것인가
지옥이 없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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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서정시학』 2020-겨울(88)호 <신작시> 에서
* 홍용희/ 1995년 ⟪중앙일보⟫로 평론 부문 & 2017년 『시작』으로 시 부문 등단, 평론집 『꽃과 어둠의 산조』 『고요한 중심을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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