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고정애
마시던 커피가 차가워졌다
어느 새 식었는지
싸늘한 커피
해 떠서 일어나
지지고 볶고 하는 사이에
낮밤이 그리도 길고, 넉넉하던 하루가
노루꼬리 만큼 짧아지더니
어느 새 저무는 하루
어느 새 바뀌는 계절
어느 새 사라지는 한 해
벽공碧空에 푸드득 높이 날아
아득히 사라져 보이지 않는
저기 저
어느
새.
---------------
* 계간 『문학과창작』 2020-가을(167)호 <신작시_중견 시인 27인> 에서
* 고정애/ 1991년 시집으로 등단, 시집 『날마다 돌아보는 기적』 외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목새는 물을 낳는다/ 정솔 (0) | 2021.01.23 |
|---|---|
| 열기/ 여영현 (0) | 2021.01.23 |
| 600살 은행나무/ 하영 (0) | 2021.01.23 |
| 일파만파(一波萬波)/ 정복선 (0) | 2021.01.23 |
| 먼 우화(寓話)/ 김호길 (0) | 2021.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