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 말言
윤인미
몸을 갖고 싶어서 나는 나를 피할 것이다 몸을 지키면 얼굴이 보장되고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사람다워진다
내가 나를 괴롭히려면 헌법 제1조 2항을 자주 들먹이면 된다 말은 사람에게 있고 모든 말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데 머리카락 하나 흘릴 수 없다
이미 써버린 미래와 진행 중인 과거를 들먹일 때 나는 벼락처럼 몸에 꽂혀서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빈 목소리로 큰 머리를 떠받치고 있는 실타래 같은 표정을 털어버릴 수가 없다
몸에 멸망하는 나를 만나 분별한 죄, 이토록 오래 죽거나 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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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 2020-가을호 <미래시학 시단 Ⅱ>에서
* 윤인미/ 2013년 『시와 미학』으로 등단, 시집 『물의 가면』 『채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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