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묘비/ 김(손)혜숙

검지 정숙자 2020. 11. 27. 01:56

 

 

    묘비

 

    김(손)혜숙

 

 

  대전 현충원

  장교 묘지에

  한 줌의 재가 되어

  누워있는 너

 

  네가 간 후

  한 번도 발라 본 적이 없는

  빨간 립스틱을 꺼내

  입술에 눌러 바른다.

 

  나는 네 묘석을

  부둥켜 안고

  입술을 꾹꾹 눌러

  너에게 키스한다.

 

  마지막으로

  너를 안았을 때의

  그 차가움

 

  너의 뼛가루를 안았을 때의

  그 따뜻함

  그리고

  이 차가운 키스

 

  이젠 

  눈멀어

  마음으로 보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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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시학』 2020-가을호 <미래시학 시단 >에서

   * 김(손)혜숙/ 2018년 『미래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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