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셔가 필요해
박용진
단음만 남았다
장마까진 아니어도 침실 베개까지 적시긴 충분했디
촘촘한 폴리에스터 우산에서 들은 비명은
흘러가지 않고 덧입혀진 늦은 밤까지
행방이라 불리는 건 가라앉기 때문이다
빗물이든 우산이든
치유를 내다 버린지는 오래
술을 마시며 억지로 일란성이라고 갖다 붙이지만 서로의 방향은 정해져 재빠른 고양이처럼 사라지는 법이 필요했지, 퇴화한 다윈 결절의 귀를 가져와 자리를 지켰고
이런 게 아닌데
우산은 구석에서 뒹굴고
여러 날이 지나도 남은 나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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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층』 2020-가을호 <다층시단>에서
* 박용진/ 2018년 『불교문예』로 등단 & 2019년 『시와반시』 소시집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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