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굴피나무 아래 7월/ 김영찬

검지 정숙자 2020. 11. 23. 01:43

 

 

    굴피나무 아래 7월

 

    김영찬

 

 

  7월의 새를 만나러 굴피나무 아래 앉았다

 

  비 오는 날도 아닌데 젊은 연인은 한통속

  한 나무 한 우산 아래 튼튼한

  기둥 하나

 

  7월의 새들은 돌아오지 않고 7월 또한

  오지 않는다

  굴피나무 아래 오지 않는 7월

 

  나뭇잎 안 달린 우산이 폭풍우에 뒤집힐 듯

  굴피나무 아래 7월의 새와 7월을

  기다린다

 

  기다리며 늙어 7월이 된다

 

  7월의 새를 기다리다 굴피나무 아래

  굴피나무가 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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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펀』 2020-가을호 <신작시>에서

   * 김영찬/ 2002년 『문학마당』으로 문단활동 시작함,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투투섬에 안 간 이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