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미소를 들고 돌을 깎았다/ 동시영

검지 정숙자 2020. 11. 17. 22:59

 

 

    미소를 들고 돌을 깎았다

     -보로부두르*

 

    동시영

 

 

  미소를 들고 돌을 깎았다

  둘은 한 번 웃으면 그칠 수 없다

  낙원을 달고 다니는

  꽃들의 후손 같은 열대 얼굴들

 

  시간은 둘러싼 병풍

  밀림은 식물로 짠 그물

  그 속에 잠겨 들어 시간 물결 세며

  진줏빛 상처로 아우라를 그렸다

 

  저물지 않는 태양으로

  하늘 풍경風景 치고

  새 맘 길 하나씩 열어주고 있었다

 

  어디든 지나가러 온 지구인들은

  신성한 기적 너머를 지나가 보고 싶어

  저마다의 까치발을 띄어 보고 있었다

      -전문-

 

 

   * 인도네시아의 불교 사원, 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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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층』 2020-가을호 <다층시단>에서

   * 동시영/ 2003년 『다층』으로 등단, 시집 『미래 사냥』 외 7권, 저서 『노천명 시의 기호학』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