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내가 살게
맹문재
시를 쓰러 오라고 해
저녁 식사를 하고 반주까지 곁들이고 나오는데
초대받은 내게 계산하라니······
내가 여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를 편하게 여기는 것일까
내가 유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마침 그의 지갑이 빈 것일까
그를 만날 때마다 식사비를
기꺼이 내지 않았던가
어느덧 그 일은
나의 담당이 아니던가
대출 이자가 부담되지만
과민 반응을 보일 일은 아니지 않는가
시인을 운명처럼 여기는 내가
관습을 바꾸겠다니
시간을 배신하지 않는가
보석보다 헌책을 선택하는 내가
시간을 상실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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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층』 2020-가을호 <다층시단>에서
* 맹문재/ 1991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책이 무거운 이유』 『사과를 내밀다』 『기룬 어린 양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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