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세이버*
이외현
서대전 톨게이트 부근 방음벽 아래 새들의 무덤이 있다. 숲을 보고 날아오른 오색딱따구리, 직박구리, 참새들이 투명 방음벽에 머리를 부딪쳐 떨어진다. 방음벽은 도심 하늘에 사는 새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지옥문이다. 부딪쳐 떨어지고서야 비로소 안다.
어느 날부터 방음벽에 발톱을 세우고 날개를 펼쳐 날고 있는 독수리가 나타났다. 새들은 날갯짓을 쳐 투명 방음벽을 훌쩍 뛰어넘어 허공으로 날아간다. 새들에게 독수리들은 눈에 보이는 지옥문이다. 간담이 서늘하였으나 살아 있는 이유를 알 리 없다.
-전문-
* 버드세이버: 새들이 무서워하는 맹금류 모양의 대형 스티커
-------------
* 『다층』 2020-가을호 <다층시단>에서
* 이외현/ 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안심하고 절망하기』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격리/ 김삼환 (0) | 2020.11.17 |
|---|---|
| 강수_심청을 만나는 상상력의 향연/ 심청이의 내심 : 임덕기 (0) | 2020.11.17 |
| 그레이 코드/ 우남정 (0) | 2020.11.17 |
| 길이 흐르는 길 위에서 (0) | 2020.11.13 |
| 전소영_밤이 길어질 계절 앞에서...(발췌)/ 중요한 역할 : 임승유 (0) | 2020.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