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길이 흐르는 길 위에서

검지 정숙자 2020. 11. 13. 01:45

 

 

    길이 흐르는 길 위에서

 

    고바다

 

 

  숨 고르는 전사들 평정심 잃은 유월은 이미 제 온도를 넘어 끓어오르고 있다

  목적지 장전한 총알이 튕겨 나가는 순간 길 위이 속도전 누구를 위한 것인가

 

  퀵서비스 오토바이 한 대, 길 아닌 길로 앞서 날아간다 아슬아슬한 곡예사의 뒷모습

  어쩌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지워질지도 몰라 그리 급할까 돌아오는 당신의 길

  횡단보도 앞에 가면 모두 만날 얼굴들 네거리 신호등 앞에 서서 길의 약속을 읽는다

  멈추고 다시 걷고 돌아가고 또 멈추고 정교하게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흐르는 길 위 횡단보도 건너편

  정지선에 멈춰선 길 신호가 바뀌면 뛰쳐나갈

 

  돌고 돌아도 언제나 그 자리

 

  녹색 신호등 손 흔들며 날갯짓하는 하얀 나비

    -전문-

 

 

    추천 심사 : 윤석산(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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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편견』 2020-가을호 <신인추천 작품상>에서

   * 고바다/ 경남 마산 출생, 시편 작가회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