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진통제 외 1편
최정례
1㎎의 진통제를 맞고
잠이 들었다
설산을 헤매었다
설산의 빙벽을 올라야 하는데
극약 처분의 낭떠러지를
기어올라야 하는데
1㎎이 너무나 무거웠다
그 1㎎을 안고
빙벽을 오르기가 힘들었다
그 1㎎마저 버리고 싶었다
너무나 무거워
엄마 엄마 죽은 엄마를 불렀다
텅 빈 설산이 울렸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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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것
세상은 다른 사람들의 것
나는 그들 사이에 맺혔다
사라지는 물방울 같은 것*
이슬 같은 것
태어나기 전부터 그랬었고
태어난 후에는 손뻗어 가지려다
놓쳐버리고
나를 지배하는 집단의 힘, 그들만의 리그
이젠 내 몸의 건강까지도
그들의 손에 달려 있고
잠시 잠깐
저 노란 꽃과 눈 맞추는 것처럼
아이가
잠깐 기다려봐 내가
생일 선물로 사다리를 그려줄게
무슨 색 좋아해, 보라, 초록?
초록으로 그려줄게
사다리를 기다리는 그 순간만
세상은 푸르게 출렁이며 잠깐
그 잠깐을 뺀 나머지는 다 그들의 것
-전문-
* 김인환 "타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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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0-가을호 <신작시>에서
* 최정례/ 경기도 화성 출생,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내 귓속의 장대나무숲』 『레바논감정』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등, 영문 시선집 『lnstances』 『개천은 용의 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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