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마당
주근옥
대처로 다 나가고
빈 마당에 사내가
옹기를 갖다 놓는다
대문으로 들어와 뒷문으로 나가고
뒷문으로 들어와 개구멍으로 나가고
무너진 흙담을 밟고 넘어와
큰 옹기 안에 작은 옹기
큰 옹기 앞에 더 큰 옹기
꽉 꽉 들어찬 마당 옹기 사이로
게걸음치며 요리조리 헤매다가
사내는 하나씩 들고 나간다
빈 마당에 달빛이 쏟아지지만
자꾸 흘러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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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0-8월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 대표작> 에서
* 주근옥(朱根玉)/ 2002, 200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시집 『산노을 등에 지고』 『갈대 속의 비비새』등, 저서 『한국시 변동과정의 모더니티에 관한 연구』 『석송 김형원 연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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