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시 쓰기/ 박정희

검지 정숙자 2020. 7. 31. 02:54

 

 

    시 쓰기

 

    박정희

 

 

  꿈속에서 시, 시, 콜, 콜

  깨어서도 시, 시, 콜, 콜

  말도 절도 짓지 못하는 시시한 시

  짓다가 허물고 또 지어보는

 

  자음 모음 사려 놓고 토씨 하나 날아갈까

  바리바리 머리에 이고, 안고 업고 양손에 들어

  눈에 불을 켠 채 코에 걸고, 입에 물고

  귀는 열어두네

 

  아슴아슴 떠오르다 부서지는 언어들

  화살 같은 시에 이르지 못해 앓고 있는 비문

  굽이굽이 에움길, 서먹한 섬으로 떠 있는

  아마島, 아무島, 모를지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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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에스프리』 2020-여름호 <신인작가_포커스>에서

   * 박정희/ 2019 『문학 에스프리』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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