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최대한이라는 처방/ 이도훈

검지 정숙자 2020. 7. 26. 12:01

 

 

    최대한이라는 처방 외 1편

 

    이도훈

 

 

  의사들은 최대한이라는 낱말의

  처방전을 쓴다.

  중세에도 의사들은 최대한이라는

  처방전을 즐겨 썼다.

 

  "페스트로부터 최대한 멀리 도망가세요."

 

  옛날엔 내 주변에 모든 최대한들이 밀집해있었다.

  먼 곳에 있는 최대한들은 모두 소문으로 치부되었다.

  확인할 수 없는 곳과 것들이 너무 많았다.

 

  얼큰한 저녁, 멀리 사는

  최대한 깊은 곳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근래와 어제 오늘로 걱정하는 나에게

  자신의 병을 옮을, 옮길 사람도 없다고  했다.

  최소한을 가졌던 그는

  최대한의 처방을 늘 갖고 있었다.

 

  그는, 최대한 늦게 돌아올 것이다.

 

  최대한을 왜 많다고만 생각할까

  최대한 먼 곳, 없는 곳

  돌아오지 못할 곳

  최소한의 숨이

  최대한의 일생을 결정짓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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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문예』 2020-여름호 <2020년 신춘문예 시 · 시조 당선자 신작특집 2>에서

  * 이도훈(본명: 이양훈)/ 2020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