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시회권九相詩繪券
조민
앉아 있다
아흔아홉 번째 바닥에
몸통에 긴 칼을 꽂은 채 구백구십 리 적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다
더 이상 흘릴 피가 없어도
살아 있다 눈을 뜨고
살아 있다
숨 한 번 크게 쉴 때마다
더 깊이 더 기숙이 박히는 칼날을 명치로 안은 채 살아 간다
뜨거운 오장육부로 칼을 닦고
둘째로 칼을 갈아
칼을 살아 낸다
칼을 산다
-다음 시즌에도 사람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전문-
* 구상시회권九相詩繪券, 헤이안 말기 작자 미상
* LOve, Death & Rob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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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사람』 2020-여름호 <신작시>에서
* 조민/ 2004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시집 『조용한 회화가족 no.1』 『구멍만 남은 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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