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유년의 뺨/ 박도신

검지 정숙자 2020. 7. 9. 20:47

<2020, 제37회 서정시학 신인상 수상작> 中

 

    유년의 뺨

 

    박도신

 

 

  창공을 철새들이 하늘을 끊으며 날아가고

 

  갈라진 허공에서 태어나는 구름 사이로

  아무도 잊지 않는 아침이 오네

 

  햇살의 따가운 시선을 햇살이 볼 수 없듯

  가슴이 등을 만질 수 없는

  손바닥은 손등을 펴서 무심히 바라보네

 

  구름이 구름을 모아 생긴 틈으로 햇빛이 떠다니는 것이네

 

  뭉게구름 몇 개가 이어질 듯 멀어질 듯

  서쪽으로 사라지고

 

  바람이 낙엽을 입고 언뜻 드러난

  푸르르 질린 얼굴은 누가 그려 놓았나

 

  뒤집어 보면 동그랗게 젖어있는

  유년의 뺨도

  떠도는 구름처럼 마를 날이 없었네

     -전문-

 

 

   * 심사위원: 최동호  김종훈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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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시학』 2020-여름호 <제37회 서정시학 신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