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홍용희_행복의 시학과 감응력(발췌)/ 풀꽃 : 나태주

검지 정숙자 2020. 7. 9. 00:00

<2020,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대표시>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전문-

 

 

   *심사위원: 오세영  신달자  유성호  오형엽

 

 

  행복의 시학과 감응력(발췌) _ 홍용희/ 문학평론가

  모든 존재는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선언적 명제이다. 설령 "예쁘"지 않아 보일지라도 "자세히 보"면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오래" 본다면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발견하게 된다. 시적 화자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너도 그렇다"고 강조한다. 이 시가 국민적 치유의 시가 될 수 있는 대목이 여기이다. 자신인 선망하던 예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피해 의식과 열등감에 주눅 든 현대인들에게 어느새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은총이 된다. 자기 위안과 구원이 초월적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세계에서부터 성취되고 있다./ 자신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자각은 세상을 또한 예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보게 한다. 질투는 천 개의 눈으로 하나도 보지 못하지만 사랑은 한 개의 눈으로 천 가지를 볼 수 있다(버트런드 러셀). 그래서 사랑의 시선을 가질 때, "우리는 서로가/ 꽃이고 기도( 「서로가 꽃」)인 세상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행복의 기술은 스스로 자신과 세계가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인식의 눈뜸에서 출발한다. (p. 시 34/ 론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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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시학』 2020-여름호 <특집/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대표시/ 작품론>에서

  *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대숲 아래서』 『너의 햇빛이 나의 마음을 말린다』등, 산문집 『대숲에 어리는 별빛』

  * 홍용희/ 1995년 ⟪중앙일보⟫로 등단, 평론집 『고요한 중심을 찾아』 『대지의 문법과 시적 상상』 『현대시의 정신과 감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