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순간/ 김은덕

검지 정숙자 2020. 7. 6. 23:27

 

 

    순간

 

    김은덕

 

 

  닭들이 깃털을 날린다

  닭장 안으로 쑥 들어온

  팔뚝의 의미를 알아차린 듯

  허둥대며 서로 부딪히고 야단법석이다

 

  죽음은 순간이라고

  순간을 잘 살피면

  살아남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인가

 

  한 목숨이 손아귀에 끌려 나와

  깃털이 뽑히고 피가 튀어도

  다른 생들은

  한 숨 내려놓은 듯

  아무렇지도 않게

  먹이를 쪼아대고

  먼산바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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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시학』 2020-여름호 <미래시학 시단>에서

   * 김은덕/ 2004년 『실현실』로 등단, 시집 『내 안의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