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연희 터널_금은돌에게/ 조원효

검지 정숙자 2020. 7. 5. 17:59

 

 

    연희 터널

    -금은돌에게

 

    조원효

 

 

  텍스트 연희 터널, 텍스트 2미터 높이서 추락하는 팔다리. 텍스트 1미터 옆에서 절규하는 수위 아저씨. 텍스트 신체 절단. 텍스트 혀끝에 힘을 주고 사랑, 그런 것을 발음해본 것 같은데. 텍스트 혀는 직선으로 말라가고. 텍스트 숨 막힐 것 같다고. 텍스트 아빠, 아빠, 그를 불러본 것 같은데. 텍스트 낮게 말하세요. 텍스트 원근감. 텍스트 그를 표절하듯이. 텍스트 벽의 균열. 텍스트 그가 손가락 빨아댔지만. 텍스트 텅 빈 관객석. 텍스트 택시비가 없어요. 텍스트 파시즘. 텍스트 고조를 기다리며. 텍스트 단편극. 텍스트 3미터 떨어진 곳에서 긴 하품 뱉고 척추가 구부러진. 텍스트 클라이맥스 없이. 텍스트 환유 없이. 텍스트 묘사 없이. 텍스트 무의미한 두 발 절룩이며.  텍스트 4미터 벽에 짓눌린 그를 그녀는 개새끼라 부른 적 있고. 텍스트 불균형한 입으로 잘 살아보겠다고 말하던. 텍스트 형식주의자. 텍스트 제한과 유사. 텍스트 그를 한정짓지 않고 조각으로. 텍스트 데카당스. 텍스트 회화와 사진. 텍스트 그의 언어가 우연적이므로 문법 파괴와 그는 관련 없고. 텍스트 5미터 벽을 발로 걷어차며. 텍스트 고양이 울음. 텍스트 새떼가 흩어지듯. 텍스트 연희 골목 끝에서.텍스트 그를 왜곡하는 자들은 의도가 없고. 텍스트 판단. 텍스트 중지. 텍스트 괄호 열고. 텍스트 도약 없이. 텍스트 출구 없이. 텍스트 연희 104고지. 텍스트 버스표지판. 텍스트 닳아가는 관념. 텍스트 옆 방 남자. 텍스트 신음. 텍스트 그의 극단은 타인의 기준에 맞춰져 있나. 텍스트 750B. 텍스트 지옥. 텍스트 아무도 그에게 명령하지 않는데. 텍스트 그는 한계를 인정하는 순간 끝장날 것이다. 텍스트 흔들의자. 텍스트 우정. 텍스트 방 입구를 서성이는. 텍스트 겨울밤. 텍스트 책장 속 그녀가 그에게 말하듯. 텍스트 겨울비. 텍스트 그는 발생한 적 없지만. 텍스트 침대 머리맡. 텍스트 하나. 텍스트 둘. 텍스트 셋. 텍스트 그녀가 그의 어머니라고 말하듯. 텍스트 푸른 벽. 텍스트 푸른 목화나무. 텍스트 열리고. 텍스트 닫히고. 텍스트 코골이. 텍스트 야윈 등가죽. 텍스트 끔찍스러운 불면의 자세. 텍스트 그러나. 텍스트 그가 만들었다. 텍스트 매트리스 사각형 섹스 잠. 텍스트 그것은 그의 꿈인가. 텍스트 그것은 그가 제도에 편입하고자 하는 욕망. 텍스트 그러나. 텍스트 그가 만들었다. 텍스트 침대 밑에 손 넣고. 텍스트 진흙 삼키던 아이처럼. 텍스트 그를 버리지 않고. 텍스트 영원토록. 텍스트 만들었다. 텍스트 그녀가. 텍스트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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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동네』 2020-7월호 <신작시 # 1>에서

  * 조원효/ 2017년 『현대시』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