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2호선 신천역이 이름을 바꿨다/ 배다솜

검지 정숙자 2020. 6. 24. 16:15

 

 

    2호선 신천역이 이름을 바꿨다

 

    배다솜

 

 

  2호선 신천역이 이름을 바꿨다

  열차 문 위의 노선도에다가

  잠실새내라고 스티커가 희끗하게 붙었다

  노선도가 조각났다 길이 갈라섰다

 

  새 조각을 잇고 헌 조각은 지나쳐 버리고

  빼곡히 갈라진 빌딩의 창문처럼

  모든 것이 조각났다가 제멋대로 들러붙는다

  알고 있는 것은 없었다 믿고 있는 것만 있다

 

  노약자석 옆에 지팡이 세워놓고 앉아서

  여기 잠실시내야 하고 전화하는 노인이 있다

  일생에 걸쳐 쌓아 놓은 말의 탑이

  또 한 조각 떨어져 나간다

 

  이름은 부르는 대로 쌓이지만

  떠나는 열차처럼 도리 없는 것도 있다

 

 

   ---------------

  * 계간 『시마詩魔』 제4호 2020. 06. <시마詩魔 2>에서

  * 배다솜/ dsut9510@naver.com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한 베란다/ 최금녀  (0) 2020.06.27
동: 백이/ 석민재  (0) 2020.06.26
습작 노트/ 옥세현  (0) 2020.06.24
사리/ 김지란  (0) 2020.06.24
계약/ 길상호  (0) 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