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지구天長地久
이상국
어떻든 세상은 정상이다
주 오일제가 되고도 송아지 다리는 넷이고
죽니 사니 해도 주말이면
사람들은 벌떼처럼 맛집을 찾아나선다
얼마나 외로우면 댓글주의자가 되었겠니
다시 학교를 다닌다면
높은 사부 밑에서 구름과 물소리를 공부하자
소소한 날들의 헌 마일리지를 모아
폭설 내리는 날 시뻘건 소 타고
저항령쯤 들어가거나
다시 갓 스물이 되어 앳되고 앳되던
초등학교 때 선생님과 살고 싶다
생은 대부분 우연이고
사람은 사람에 대하여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알던 사람들은 어떤 날 죽기도 했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얼마나 심심하면 컴컴한 노래방에 들어가 춤을 추겠니
살아보니 집은 작은데 비밀번호가 너무 많다
어떻든 세상은 오래 되었고
삶은 계속된다
----------------
* 『시와함께』 2020-여름호 <시 1/ 근작시> 에서
* 이상국/ 1976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집은 아직 따뜻하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달은 아직 그 달이다』 등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귀향수첩/ 남진우 (0) | 2020.06.21 |
|---|---|
| 나뭇조각에 누군가 내 옛 주소를 썼다/ 김윤 (0) | 2020.06.21 |
| 홍성란_시는 그럴 수 없다(발췌)/ 아마존복지금 : 김영주 (0) | 2020.06.21 |
| 검은 빵/ 전동균 (0) | 2020.06.21 |
| 부활절의 달/ 김명인 (0) | 202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