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홍성란_시는 그럴 수 없다(발췌)/ 아마존복지금 : 김영주

검지 정숙자 2020. 6. 21. 15:49

 

 

    아마존복지금

 

    김영주

 

 

  가난하냐 물어보고 가난하냐 물어본다

 

  가난하냐 다시 묻고 가난하냐 또 묻는다

 

  묻고 또,

  죽을 만큼 묻고

  죽지 않을 만큼 주는 돈

   -전문-

 

 

  시는 그럴 수 없다(발췌) _ 홍성란/ 시인

  아마존 복지금은 '아마존 정글처럼 생존만이 가능한 복지라는 뜻에서의 저소득층 지원금'을 가리킨다. '시인의 말'에 따르면, 유엔은 빈민에게 필요한 사회복지의 자격조건 · 조사의 강화를 '빈곤의 형벌화' 조치로 분류하고 있다는데 이 말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난하냐"를 네 번 반복하고 이 '묻는다'는 행위를 여섯 번 반복한다. 강조하고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니 '가난/ 묻다/ 죽다/ 죽지 않다/ 돈'이 다섯 마디의 어휘를 변주하며 함축含蓄하고 있는바, 담당 공무원의 질문 앞에서 기초 수급자는 취조를 당하는 기분일 거라는 말하지 않은 이면의 말이 있다. 여기 시인이 지적한 '국민 대다수를 폭넓게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는 요원해 보이지만 시를 읽고 다산茶山 정약용의 작시론 한 구절이 떠오른다.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고不愛君憂國 非詩也 시대를 아파하고 시속을 통분해 마지않는 것은 시가 아니다不傷時憤俗 非詩也. 이 자비慈悲 연민憐愍이 없고서 어찌 시인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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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함께』 2020-여름호 <시선/ 그 시를 다시 읽고 쓴다>에서

  * 홍성란/ 1989년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등단(경복궁 근정전), 시집 『춤』 『애인 있어요』 『바람의 머리카락』, 장시집 『칭찬 인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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