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창
문영하
어린 날 몸이 약한 내게 할아버진 참새를 고아서 먹였는데
삼태기 밑에다 곡식을 흩어놓고 새 떼를 유인
멀리서 긴 줄을 당겨 잡았다는
고모의 얘기를 들은 날부터
내 몸에서 자꾸 참새 울음소리가 난다
삼태기 속에서 죽을힘으로 날개를 퍼덕거리던,
한 줌도 안 되는
저 새를 먹은 죄 스멀스멀 기어올라 얼굴에 짹짹 마구 돋는 열꽃
참새들 아예 내 허파 속에서 둥지 틀고 살며
배가 고픈지
종종 나의 장腸을 후비며, 콕콕 쪼며
귓속말을 한다
짧은 다리로 콩콩거리지 말고 먼 곳을 바라보라고
내 어깻죽지에 불쑥불쑥 통증이 맺힌다
-전문-
* (원제: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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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0-여름호 <미네르바문학회 신작시 특집>에서
* 문영하/ 201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청동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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