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마스크
류미야
입술을 가렸을 뿐인데 어제가 사라졌다
모르게 새 나오는 비명을 틀어막듯 소리를 누르느라 창백해진 흰 손바닥, 한 벌의 마스크는 미리 입어본 수의壽衣다 순결한 서약 같은 죄 없는 침묵으로 들끓는 지난날들을 제 손으로 염殮할 동안 육탈한 말의 뼈는 고요 속으로 든다 생의 민낯, 맨몸을 처음으로 만지며 거울 속의 다른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
죽음을 살아보면서 비로소 살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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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문예』 2020-여름호 <신작시조> 에서
* 류미야/ 2015년 『유심』으로 시조 부문 등단, 시집 『눈먼 말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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