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의 들꽃
문효치
이름을 붙이지 말아다오
거추장스런 이름에 갇히기 보다는
그냥 이렇게
맑은 바람 속에 잠시 머물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즐거움
두꺼운 이름에 눌려
정말 내 모습이 일그러지기 보다는
하늘의 한 모서리를
쪼금 차지하고 서 있다가
흙으로 바스라져
내가 섰던 그 자리
다시 하늘이 채워지면
거기 한 모금의 향기로 날아다닐 테니
이름을 붙이지 말아다오
한 송이 '자유'로 서 있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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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각시붓꽃』에서/ 2015. 5. 20. <지혜> 펴냄
* 문효치/ 1943년 전북 군산 출생, 1966년 《한국일보》&《서울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연기 속에 서서』 『남내리 엽서』『칠지도』등 , 시전집『문효치 시전집』, 시선집『저기 고향이 보이네』『대왕암 일출』등, <정지용문학상> <동국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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