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외 1편
김남조
새벽의 시인 윤동주는
한국 현대사의 으스름 첫새벽에
28년 생애를 살고 갔다
하늘과 땅 사이
샘물과 푸성귀와 종소리까지도
그 이름 '식민지'이던 때
죄 없는 죄수복을 입고도
그는 풍요로웠다
차갑고 습한 시멘트 바닥에서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한
감성의 제왕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나에게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다던
그의 시 「십자가」는
시인의 영혼을 관통한
진실이었다
그의 탄신 100주년에
꽃과 가시로 엮은 시의 면류관에
뼈와 손톱으로 비문碑文을 새기노니
'하늘과 바람과 별과 윤동주'
이 한 구절이다
-전문-
애국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전문-
노을 무렵의 노래> 한 문장: 시는 각별한 가치의 매혹적인 견인력을 지닌 대상물이었습니다. 한 덩이의 작은 흙이었으면서 기적처럼 풀씨가 돋아나는 신비를 보여 주었으며 깊은 곳에서 불빛이 솟아오르는 놀라움을 알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시인들은 작고 고통스러운 촉매觸媒를 얻어 시를 잉태하고 힘겹게 생산하는 모성의 육체를 갖게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의 장하고 아름다움. 동시에 한없이 애처롭고 허약함. 다시 말한다면 삶의 능력과 삶의 고난이 함께함을 알아 가는 인간 교육의 양면성과 삶의 운명성을 깨우칩니다. 그리하여 어느 깊은 물 밑에서 울려오는 새로운 음성과 언어를 조금씩 듣게 되곤 합니다. (p.5~6) (저자 서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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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사람아, 사람아』에서/ 2020. 3. 6. <문학수첩> 펴냄
* 김남조/ 1927년 경북 대구 출생,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외, 1955~1993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현재 명예교수, 시집『목숨』(1953) ,『정념의 기』(1960),『충만한 사랑』(2017) 외 16권, 한국시인협회 회장 외, 한국시인협회상(1975) 외 다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1990), 국민훈장 모란장 (1993), 은관문화훈장(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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