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
정숙
갈대는 가을이 되면 누구에게, 왜 유언하는가
껍질뿐인 한 생애였다며
해껏 지치고 젖은 마음의 흰 뼈
늦가을 까치놀에 바싹거리도록 말려달라고
바람은 갈대들의 서걱거리는 소리로
새들도 읽을 수 있는 한 편의 소네트를 완성하여
강가에 내건다
이처럼 삶은 깨끗하게 말려 비우는 거라며
-------------- * 시집『연인, 있어요』에서/ 2020. 1. 20. <시산맥사> 펴냄
* 정숙/ 경북 경산 출생, 1993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신처용가』『유배시편』, 시선집 『돛대도 아니 달고』『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 , 전자시집 『그가 날 흐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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