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풍장/ 정숙

검지 정숙자 2020. 3. 13. 13:56



    풍장


    정숙



  갈대는 가을이 되면 누구에게, 왜 유언하는가


  껍질뿐인 한 생애였다며

  해껏 지치고 젖은 마음의 흰 뼈

 

  늦가을 까치놀에 바싹거리도록 말려달라고


  바람은 갈대들의 서걱거리는 소리로

 

  새들도 읽을 수 있는 한 편의 소네트를 완성하여

  강가에 내건다


  이처럼 삶은 깨끗하게 말려 비우는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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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연인, 있어요』에서/ 2020. 1. 20. <시산맥사> 펴냄

  * 정숙/ 경북 경산 출생, 1993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신처용가』『유배시편』, 시선집 『돛대도 아니 달고』『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 , 전자시집 『그가 날 흐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