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인상
최정진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는 사이에
일어나도 될까요
살이 있는 영혼 같은
눈과 손이 걷혀도
살아 있는 영혼 같은 눈과 손이 자란다
장미를 누군가에게 건넨 적도 없이
고양이를 기른다
옆집 옥상에서 사람이
골목 밖으로 뛰어가는 사람의 발과 지표면 사이를 본다
허브를 놀이하듯이 기르면서
개를 몰아세운다
건너편 옥상에 사람이 보인다
그의 얼굴이 자신의 손과 지표면 사이를 향한다
신이 내 눈에서 빛을 꺼내 간다
나는 셔터를 누르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셔터를 누르는 사이에 옥상에서 내려가도 될까요
-------------- * 시집『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에서/ 2020. 2. 17. <문학과지성사> 펴냄
* 최정진/ 1980년 전남 순천 출생, 2007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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