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외 1편
윤석산(尹錫山)
1
이승도 저승도 모두 잊은 채
박재삼은 태연하다.
문우들이 치료비에 보태라고 모은 돈을
부인께 전하니
그저 한다는 소리가,
"니 나 때문에 요새 돈 많이 생긴다."
2
"김형 이게 청마 첫 시집인데, 이게 청록집이야!"
먼지 뒤집어 써, 이제는 글씨마저 낡은
시집이나 꺼내놓고.
박재삼, 20여 년 이사 오며 심었다는 라일락 한 그루
그래서 더욱 좁아 보이는
두어 평 시멘 마당 내다보며
오늘도 오뉴월 밝게 떨어지는 햇살이나 그렁그렁 바라고 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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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히
엿 좌판 덩그마니 놓고는
초로의 사내
지하철역,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그 다리 사이에
앉아 있다.
엿 사시오 소리도 못하고
망연히,
삶이란 이리 고단한 것인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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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전철 안 홍해』에서/ 2019. 9. 5. <시선사> 펴냄
* 윤석산/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온달의 꿈』『나는 지금 운전 중』등, 수필집『어머니께서 담배를 피우신 연유』, 저서『고전적 상상력』『동학 천도교의 어제와 오늘』등, 한국시문학상 · 편운문학상 등 수상, 번역서 『도원기서道源記書』『영역본 동경대전』등, 현재 한양여대 명예교수 & 한국시인협회 회장, 천도교 교서편찬위원장 · 천도교상주선교사 역임, 한국시문학상 · 편운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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