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그 후
박해성
길바닥에 고인 물속 고층빌딩이 누워 있다, 노을빛 창문들이 전생처럼 아련한데 가로등 젖은 눈동자 조등인 양 흔들린다
이녁같이 저녁같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묵한 길의 상처가 우주의 중심인 듯 구름이 몸을 풀었다, 허락도 계산도 없이
몇 번을 죽었다 깨야 다시 인간이 될까? 신음처럼 울음이 새는 길고양이 한 마리, 미야오~ 번개 삼킨 듯 꼬리를 사리는데
유모차가 지나간다 영구차가 지나간다, 작은 새가 지나간다 소년이 뛰어간다 낯익은 무언극처럼 2막3장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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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동네』 2020-2월호 <신작시 # 2> 에서
* 박해성/ 2016년《충북작가》로 등단, 시집 『폭우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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