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초록과자/ 서정윤

검지 정숙자 2020. 2. 11. 03:35



    초록과자


    서정윤



  인연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냥 소매깃 스친다고 인연 될 수 없듯이

  기차길 옆자리 앉았다고 인연 아니다

  긴 시간을 두고 같은 풍경 마주한 그대

  눈빛에서 느끼는 느낌에 대해

  손잡을 용기 있어야 이생에서 인연이다

  구름 위 마주앉아 잔 나눌 그대

  울음 터질 때 어깨 빌려줄 수 있고

  혼자 식당 들어갈 때

  전화하고 싶어도

  바쁠 것 같아 참는 것이 좋다


  노래 흥얼거릴 때

  옆에서 따라 부르는 그대가 편하다

  오래 아껴먹고 싶은 초록과자 같은

  네 어깨에 손 올리며

  지는 가을 함께 잡는다


  내 가슴 노을노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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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온문학』 2019-겨울호 <문학이 익는 마을/ 활시동인> 에서

   * 서정윤/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홀로서기』1· 2· 3권, 『꽃 한 송이 잊는데 평생이 걸린다』등, 수필집 『행복한 하루』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