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유적지를 보다
김추인
관절이 아프다
누가 내 뼈마디에 쿵쿵
곡괭이질을 해 대는지 구멍들 파 대는지
몸이 욱신욱신 말을 걸어오고 있다
저 사진을 보시죠-
열 손가락뼈 관절 마디마디가 잘 조형된 설치물처럼 단아하다
오른손 장지 두 번째 관절을 지적하며
담당의는 새삼스런 일은 아니란 듯 무심히
연골 손상이 문제의 발단이네요 너무 무거운 걸
들지 마세요 무리가 가니까-
손이 움켜쥐고 온 생애
자식의 허드레 책보따리 말고도
재래 시장통 감자 소쿠리며 통무 양배추 한 통이라도 더 무거운 걸 택했음이다
쥐어보고 달아보고 들어보고 씹어보기까지
한계가 유실된 소유에의 집착 때문이겠다
뼈를 혹사시켰음이다
뼈의 유적지가 보인다
먼 후일 구멍마다 온갖 버러지들 세균들의
아늑한 집이 될 내 뼈의 미래
사막 속 페트라 같은
거대 유적의 도시
그들, 벌레며 미세균들이 풍풍 뚫어놓고 살 혈거지가 보인다
*시집『프렌치키스의 암호』에서/ 2010.9.20 도서출판 시와시학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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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인/ 경남 함양 출생, 1986년『현대시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