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아무르Amur, 완전한 사랑/ 정영숙

검지 정숙자 2020. 1. 13. 15:27

 

 

    아무르Amur, 완전한 사랑

 

    정영숙

 

 

  삼 백 육 십 오 일

  코 한 방울 빠뜨리지 않고

  은빛 실로 엮은 기다란 그물, 인연의

  질긴 끈을 말 등에 싣고

  수 천 수 만 리를 달려와 아무르, 얼음 강에 드리운다

 

  (어느 여름날 아무르 강가에서 나는 그물에 걸린 잉어를 놓아주었다네 잔잔한 강물 속에서만 놀던 잉어는 뛰어내려야 할 폭포도 험난한 폭풍우도 몰랐다네 그때는 때가 아니었다네)

 

  강물의 리듬과 깊이를 체득해야만

  상처를 내지 않고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것

  강물과 한몸이 되어야만 가고자 하는

  혹한의 동토, 설백의 땅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

 

  몇 겁의 강을 건너 하얀 땅에서 다시 만난, 나의 아모르amor

 

  원시림 속, 흰빛으로 빛나는 아무르Amur

  은빛 언어의 그물 속, 황금 비늘 퍼덕이는 너는

  내게 완전한 문장, 완전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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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집 『아무르, 완전한 사랑』에서/ 2019. 12. 25. <시월> 펴냄

   * 정영숙/ 1947년 경북 대구 출생, 1993년 시집『숲은 그대를 부르리』로 작품 활동, 시집『지상의 한 잎 사랑』『볼레로, 장미빛 문장』외 여러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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