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너무 많은 휴일/ 최지하

검지 정숙자 2019. 12. 31. 21:57

 

    너무 많은 휴일

 

    최지하

 

 

  모두 한 번은 스쳤을 그녀를 모른다고 했다

  모르는 사람이 된 그녀로부터

  모두가 돌아올 것만 같았다

  여름보다 많은 길이 한 곳으로만 향해 있다는 것이

  매일 이상했다

 

  목이 늘어진 오후 천천히 돌아 오늘은 죽지 말자고

  허기진 발을 씻는 동안 몇 십 년이 흘렀다

 

  그녀는 정작 아무 곳으로도  떠나지 않은 게 분명하다

  그녀에게 가장 먼 곳은 바로 그녀였으므로

 

  누구를 이해하려는 것이 사소해졌다

  누군가 있었던 자리에서 뾰족하게 살거나

  옷걸이에 걸린 어깨의 각도를 견디는 것이

  모든 것이 되었다

 

  제 울음을 앓는 고양이와

  밤새 기다리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녀의 약점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다

 

  열아홉 살처럼 자주 되돌아오는 저녁을

  

  그녀는 죽기 전에 다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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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오렌지 나무를 해답으로 칠게요』에서/ 2020. 1. 1. <상상인> 펴냄

  * 최지하/ 충남 서천 출생, 2014년《무등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꼭 하고 싶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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