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휴일
최지하
모두 한 번은 스쳤을 그녀를 모른다고 했다
모르는 사람이 된 그녀로부터
모두가 돌아올 것만 같았다
여름보다 많은 길이 한 곳으로만 향해 있다는 것이
매일 이상했다
목이 늘어진 오후 천천히 돌아 오늘은 죽지 말자고
허기진 발을 씻는 동안 몇 십 년이 흘렀다
그녀는 정작 아무 곳으로도 떠나지 않은 게 분명하다
그녀에게 가장 먼 곳은 바로 그녀였으므로
누구를 이해하려는 것이 사소해졌다
누군가 있었던 자리에서 뾰족하게 살거나
옷걸이에 걸린 어깨의 각도를 견디는 것이
모든 것이 되었다
제 울음을 앓는 고양이와
밤새 기다리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녀의 약점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다
열아홉 살처럼 자주 되돌아오는 저녁을
그녀는 죽기 전에 다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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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오렌지 나무를 해답으로 칠게요』에서/ 2020. 1. 1. <상상인> 펴냄
* 최지하/ 충남 서천 출생, 2014년《무등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꼭 하고 싶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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