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한선자
입구가 없는 방입니다
손잡이는 안쪽에 그림자만 있습니다
손목의 숨이 멎을 때까지
악수를 금지하는 것이 이 방의 예의입니다
피가 통하지 않는 외나무다리입니다
나팔꽃이 감고 오르다 멈춘 저녁입니다
더 이상 관계하지 않습니다
안쪽 손잡이 그림자마저 떼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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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학』2019-가을호 <미래시학 시단Ⅲ>에서
* 한선자/ 2003년 시집 『내 작은 섬까지 그가 왔다』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불발된 연애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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