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우울증/ 한선자

검지 정숙자 2019. 11. 3. 22:35

 

    우울증

 

     한선자

 

 

  입구가 없는 방입니다

 

  손잡이는 안쪽에 그림자만 있습니다

 

  손목의 숨이 멎을 때까지

 

  악수를 금지하는 것이 이 방의 예의입니다

 

  피가 통하지 않는 외나무다리입니다

 

  나팔꽃이 감고 오르다 멈춘 저녁입니다

 

  더 이상 관계하지 않습니다

 

  안쪽 손잡이 그림자마저 떼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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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2019-가을호 <미래시학 시단Ⅲ>에서

  * 한선자/ 2003년 시집 『내 작은 섬까지 그가 왔다』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불발된 연애들』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