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청춘의 미국 연수기(발췌)
나순자
멘토Mentor에 대한 글을 읽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 멘토가 필요하단다. 자식처럼, 제자처럼, 친구처럼 나를 안내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사람. 자신의 삶을 통해 나의 삶에 자극을 주어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람, 나를 자극시켜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사람.
나에게도 그런 좋은 계기를 주신 분들을 머릿속으로 더듬어 본다.
한국화를 알게 해 주신 분, 도자기를 알게 해 주신 분, 문학을 알게 해 주신 분, 참 평화를 알게 해 주신 분……. 이미 이 세상에 안 계신 분도 있지만 나에게 잊을 수 없는 분들이 많았음이 너무 감사하다.
사람은 50살 이전에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50살 이후에는 남의 성공을 위해 조력해야 된다고 하는데 이제, 아니 이미 나는 남의 멘토가 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부족한 나를 삶의 모델로 삼고 싶다던 몇몇 얼굴을 떠올리며 좋은 멘토가 되어야겠음을 다짐한다. 그러기 위헤선 따뜻한 가슴과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리라. 또한 나의 생활이 바르고 삶 자체가 향기로워야 하겠지.(p.48-49.)
나는 그리운 서울을 소개하였다.
첫째, 사계절이 뚜렷하면서 각 계절마다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한국의 기후에 대하여, 그 다음으로는 서울을 삥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산들을 소개하였다. 북한산, 도봉산, 청계산, 관악산, 남산, 특히 거대한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져 세계의 록 클라이머(rock climber)들을 불러 모으는 인수봉에 대하여 쓰고 사진은 여기 사람들이 자주 볼 수 없는 눈 쌓인 겨울 산을 준비하였다. 어느 나라의 수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가?
세 번째로는 파리의 세느강보다도 넓고 긴 한강을 소개하면서 그 위로 25개의 각각 다른 모양의 아름다운 다리와 특히 황홀한 야경을 파워포인트로 보여 주었다. 뿐만 아니라 물이 맑아서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고 했더니 와우!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다음으로는 역사의 고장 서울을 소개하였다. 600년 고도古都답게 임금님이 사시던 많은 궁전을 설명하면서 경복궁 근정전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서울이 얼마나 편리한 도시인지, 현재 11개의 지하철 노선에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빠르고 깨끗한 지하철과 버스를 소개하고 환승할 수 있는 교통카드도 소개하였다.
마지막 팁으로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아주 친절하다고 했다.
글을 쓰다 보니 서울이 더 그립고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문화공간도 많고 박물관도 설명해야 되는데 제한 시간이 있어 이 정도로만 하였다.
Welcome to Korea!
Welcome to Korea!
(p.85-86.)
페루 관광은 경이의 연속인가?
500년간 그리고 1,500년간 보존된 900여 점의 그림이 서울 면적의 반 정도 넓이의 땅에 그려져 있는데 공중에서만 보인다. 그래서 여태껏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보는데, 잘 보여 주려고 고도를 낮추어 이리저리 비행기를 기울이다 보니 속이 울렁거려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조종사가 영어로 설명하는 터이라 세세히 알아듣기도 어려웠다. 설명에는 기구설, 외계인설, 그리고 나스카 시대에 그려진 그림이라는 설이 있다는데 그들은 왜 이 그림을 그렸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렸을까? 더구나 문자가 없던 그 시대에 추측만이 난무한 가운데 오늘에 이른 나스카 문양, 원숭이 그림, 고래, 손, 우주인, 콘돌…….
땅바닥에 25~30㎝ 깊이로 판 거대한 음각 문양의 글씨가 원전 해독되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이곳은 사막기후이고 지질이 석회석인데 직선과 곡선을 섞어 그린 이 글씨의 어떤 부분엔 물이 있다는 표시라라니 평생을 바쳐 이것만을 연구한 학자도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현대 과학으로도 완전 해독이 안 된 것이 참 경이롭기만 하다.
이역만리 이곳 페루에도 우리 교포가 1,300여 명이 되고 20년 이민 역사라니 참 대단한 대한민국이 아닐 수 없다.
페루 여행 내내 함께한 가이드는 그 말 속에 가난하고 순박한 페루와 페루인에 대한 애정이 묻어 있어서 저 사람은 이곳을 떠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스카에서 리마 신시가지로 오는 긴 시간 동안 본 사막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누더기 같은 삶이 눈에 어른거렸다. 전기도, 물도, 이웃도 여의치 않은, 1년에 100$도 벌지 못한다는 저들에게 삶은 무엇일까. 리마 신시가지의 밤은 그런 의문을 감추느라 화려하기만 했다. 쪽 빼입은 웨이터들은 팁에 깍듯이 친절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멋있고 화려했다. 그리 넓지도 않은 나라인데 이렇게 음영이 대비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골고루 잘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인데!
긴 여행의 끝, 좋은 사람들과의 헤어짐이 아쉽고 좋은 것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출발해서 비행기만 11번 탄 긴 여행, 그러나 행복했다. (p.163-164.)
13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첫 목적지인 스페인(Spain)의 Barcelona에 도착하였고 9시간의 시차를 무릅쓰고 내리자마자 순례가 시작되었다.
첫 순례지는 위해한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 1852-1926, 74세)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아직도 미완성인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성당과 구웰 공원을 보면서 시대를 앞서 간 천재의 불운과 열정, 그리고 그 천재성을 인정해 준 한 선각자 구웰의 위대함을 느꼈다.
후세인들의 칭송을 받는 이들의 공통점은 사심私心 없이 미친 듯 몰두하는 삶을 산 사람들이었다.
가는 곳마다 훌륭한 성당에서 우리 신부님과 함께 드리는 미사는 일반 여행객들이 느끼지 못하는 감동의 연속이었다.
성당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인 파밀리아 성당에서 나도 고마운 가족을 위해 감사 미사를 봉헌하였다.
50만 Barcelona 인구에 1,300만 관광객이라니! 한 천재가 온 Barcelona를 먹여 살리고 있었다. (p.173.)/ ( ※ 마지막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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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세 청춘의 미국 연수기『26 & 62』/ 2013. 3. 30. <연인M&B> 펴냄
* 나순자(필명:나고음)/ 경남 마산 출생, 2002년『미네르바』로 시 부문 등단, 시집『불꽃가마』등, 저서『유아미술교육학』, 공저『마음을 여는 미술활동』, 공저『사이사이 동시』, 여러 번의 도자기 개인전과 그룹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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