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태양이 직각으로 떨어지는 서울/ 김경린

검지 정숙자 2018. 4. 2. 23:06

 

 

    太陽이 直角으로 떨어지는 서울

 

    김경린(1918-2006, 88세)

 

 

  태양이

  직각으로 떨어지는

  서울의 거리는

  프라타나스가 하도 푸르러서

  나의 심장마저 염색될까 두려운데

 

  외로운

  나의 투영을 깔고

  질주하는 군용트럭은

  과연 나에게 무엇을 가져왔나

  비둘기처럼

  그물을 헤치며 지나가는

  당신은 나의 과거를 아십니까

  그리고

  나와 나의 친우들의

  미래를 보장하실 수 있습니까

 

  한때

  몹시도 나를 괴롭히던

  화려한 영상들이

  결코 새로울 수 없는

  모멘트에 서서

 

  대학교수와의

  대담마저

  몹시도 권태로워지는 오후

  하나의 로직크(logic)

  바람처럼

  나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鋪道위에

  부서지는 얼굴의 파편들이

  슬픈 마음을 알아줄 리 없어

 

  손수건처럼

  표백된 思考를 날리며

  황혼이

  전신주처럼 부풀어 오르는

  街角을 돌아

  프라타나스처럼

  푸름을 마시어 본다 

    -전문-

 

  * 블로그주 : 이 시의 게재지에 제6연 마지막 3행이 결여되었기에 보충했음을 알립니다. (참고문헌: 金璟麟 詩集 『太陽이 直角으로 떨어지는 서울』/ 1985년 9월 12일 발행/ 著子: 金璟麟/ 發行人: 兪中根/ 發行處: 靑談文學社/ 값 3,200원) ※ 저자 친필 서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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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18-4월호 <기획특집_탄생 100주년의 시인들 上>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