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효과(framing effect)
정숙자
공간에 상처를 냈다
실내가 필요했던 것이다, 인간은
벽을 세우고 하늘을 덮자
잘라낸 공간으로서의 실내가 나타났다
인간과 인간들의 질서는 그것을 일러 집이라 했다
오로지 실내가 목적이었으나 정작 분만되고 확산된 건 '실내 인간'이었다. 그리고 실내는 점차 뭔가로 채워졌다.
'실내 인간'이 된 인간은 소우주라 부르는 내면에도 자기만의 실내, 자기만의 세계를 쌓고 가꾸려는 뜻이 움텄다.
많은 걸 발견/발명···하며··· 인간은 그렇게 존재에서 존재자가 되어갔다
나의 집에는 나의
친구 집에는 친구의
스토리가 채워졌다
2017. 6. 22 20시경. 초인종 소리. "씨티카드 배달입니다." "집이 책 향기뿐이네요." 그날 그 직원의 한마디를 나는 두고두고 바라본다. '책 향기'와 '꽃 냄새'를 엇섞어 웃던 그이야말로 진정 시인이 아닌가.
내 삶을 둘러주는 집
속의 작품집···들
그 실다운, 뼈아픈 별들
-『시와 사람』 2018-봄호
-------------
* 시집 『공검 & 굴원』(4부/ p. 112-113)에서/ 2022. 5. 16. <미네르바>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외, 산문집『행복음자리표』외
'제10시집 · 공검 & 굴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틱 파일/ 정숙자 (0) | 2018.04.02 |
---|---|
서대선_레비아탄(Leviathan)에 맞서서(발췌)/ 굴원 : 정숙자 (0) | 2018.03.23 |
묵학/ 정숙자 (0) | 2018.03.17 |
화살과 북/ 정숙자 (0) | 2018.03.16 |
녹청/ 정숙자 (0) | 2018.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