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後
이상(1910-1937, 27세)
사과*한알이떨어졌다. 地球는부서질그런정도로아펐다. 最後.
이미如何한精神도發芽하지아니한다.
-二月十五日改作-
* 원문에서는 林檎으로 썼다. 사진첩 시편 전체를 '목발'(松葉杖)부터 시작되는 '신체의 나무' 모티프가 관통하고 있다는 관점을 편저자는 잎 부분 해설에서 말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최후」의 '사과'는 원문인 林檎으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자 자체의 획이 '나무' 기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능금 한 알이 추락해서 지구가 부서질 정도로 아팠다는 것은 뉴튼이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매개체로 흔히 등장하는 사과 이야기를 미묘하게 비튼 것이다. 사과 한 알이 떨어지는 것에서 '중력의 법칙'이 발견된 것인데, 이상은 이러한 중력에 관련된 '지식의 사과'가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은 사람의 신체를 자연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사람의 정신과 사유는 그러한 자연적 신체의 사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정신의 發芽(발아)'같은 단어는 정신을 자연의 신체에서 식물처럼 싹터 생성되는 것으로 본 표현이다. 그러나 중력 법칙 같은 것들은 기계적인 방정식이어서 이러한 식물적 생명력의 자유로운 생성과 변화를 감당할 수 없고 오히려 그러한 자유로운 생명의 움직임을 파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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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범순 원본주해 『이상시전집 꽃속에꽃을피우다 1』에서/ 2017. 12. 12. <나녹那碌> 펴냄 * 신범순/ 충남 서천 출생, 저서 『이상의무한정원삼차각나비』,『노래의 상상계』('수사'와 존재생태 기호학),『이상문학연구-불과 홍수의 달』외, 포항미술관(poma)에서 한국거석문명에 대한 전시를 했고 한국과 세계 암각화에 대한 여러 번의 강연을 했다. 현재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상 학회장, 한국현대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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