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한 편

북유럽 학교 탐방기/ 김재국

검지 정숙자 2017. 11. 27. 21:45

 

 

    북유럽 학교 탐방기

 

    김재국

 

 

  학습연구년 특별연수에 참여하면서 교육 선진국으로 일컫는 북유럽 학교를 탐방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북유럽이란 스칸디나비아 제국 즉,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말하나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4객국을 방문하였다.

  첫째, 덴마크 에프터스콜레는 학생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한 일종의 인생 설계 학교로 불린다. 주로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14세부터 18세 사이의 청소년이 1년간 교육을 받는 학교이다. 여기서는 학교에서 주로 배우는 교과목을 벗어나 다른 분야의 재능을 발견하려는 의도가 강하며 '삶을 위한 교육'을 지향한다.

  이러한 유형의 학교는 정규 학교의 교과목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이지 못하더라도 사회에서 학생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데 그 목표가 있다. 덴마크에는 이러한 학교가 150여 곳이 있으며 매년 15퍼센트 정도의 학생이 등록을 한다.

  수업료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차등 납부하게 된다. 학교 재학 기간은 법적으로 일반 학교와 동일하게 인정해주며 과정이 끝난 후 학생이 다니던 학교에 복귀하게 된다. 이 학교의 특징은 개방성, 유연성, 다양성을 들 수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동체 의식, 신체 활동, 창의성, 기술 습득을 중시하며,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체득하게 된다.

  둘째, 노르웨이는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무상 교육이 실시되나 대학(Sollege) 및 사립대학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교재비, 생활비는 학생이 부담해야 하므로 다수의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특히 유아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육아 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유아 교육 평등주의 원칙하에 아이들의 사회성 함양에 초점이 맞춰져 놀이 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다. 놀이 교육 프로그램은 따뜻한 햇살을 맏으며 또래집단과 어울려 노는 법을 가르친다.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지만 중학교 과정을 마친 모든 학생이 진학을 하는 편이다. 아침 8시경에 수업을 시작하여 오후 3시경에 학교 수업이 끝나며 방과 후 활동을 한다. 방과 후 학교는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클럽에 가입하여 함께 어울려 운동을 하거나 예술학교에서 미술이나 음악, 무용 등을 배울 수가 있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 15퍼센트 정도만 대학에 진학을 하고 85퍼센트 정도는 취업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부 스트레스는 없으며, 공부할 사람은 공부를 하고 취업할 사람은 취업을 한다는 식이다. 취업을 선택한 학생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직장의 승인을 얻어 진학할 수 있다.

  셋째, 스웨덴의 초등학교는 우리나라의 초중학교와 같은 9년제 의무 교육을 실시하며 수업료, 교과서, 학용품 등 교육비는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은 인문사회, 경제, 기술과학 분야로 분류된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40퍼센트 가량이 대학에 진학하며 대학 간의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만족하는 직업을 선택하였느냐가 더 중요시된다. 이후 성인이 되어서 다시 공부할 수 있는 성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스웨덴의 교육은 삶과 유리되어 있지 않아 실용적 교육을 실천하는 셈이다. 재봉, 요리, 목공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악기 연주나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학교 교육을 실시한다.

  프레네 카스타니엔 학교는 공부는 책이나 교실 속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체험을 통해 창의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실뿐만 아니라 학교나 마을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한 가지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넷째, 핀란드 교육은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완전히 무상으로 실시된다. 한 줄 세우기식의 경쟁 교육을 청산하고 협력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며 표준화된 평가에서도 벗어나 있다. 그들의 교육 초점은 앞서 나가는 우월한 학생보다는 열등한 학생에게 맞춰져 있으며 학습 부진 학생이 스스로 따라올 수 있는 속도로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다.

  야르벤빠 고등학교는 초현대식의 돔 형태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선진학교이다. 1층에는 급식실과 카페가 위치하며, 각 층에는 각종 교실과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배치되어 있다. 층마다 컴퓨터, 프린터, 복사기 등이 비치되어 학생이 수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짝 및 모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과학실, 학생의 재는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동아리실, 언제든지 원하는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이 학습 의욕을 높이고 있다. 평가는 학생의 재능과 특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과정 중심의 서술형 평가로 진행한다. 

  교환 교육 시스템이 있어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하여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카운슬러 제도가 정착되어 심리적 상담뿐만 아니라 학습에도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교사는 오직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업무에서 벗어나 있다. 수업 이외의 시간은 개인적으로나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으며 행정적 업무는 교장이나 교감이 맡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부분의 북유럽 학교에서는 유치원 과정부터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자연 속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교육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여 모든 사람에게 최상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그들의 교육은 결코 삶과 유리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학생 중심의 철저한 진로지도와 취업지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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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2017-겨울호 <시에 에세이>에서

  * 김재국/ 경북 영덕 출생, 1998년『창조문학』으로 등단, 저서『사이버소설과 사이버리즘』『디지털시대의 대중소설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