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

김지희 『사랑과 자유의 시혼』/ 경악 : 가르시아 로르카

검지 정숙자 2017. 11. 10. 03:07

 

 

    경악

 

    가르시아 로르카(1898-1936, 38세)

 

 

  죽은 사람이 거리에 쓰러져 있습니다

  가슴에 칼을 맞고

  그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가로등은 떨고 있었는지요!

  어머니

  작은 가로등이 얼마나 떨고 있었는지요

  밤과 아침 사이에 아무도

  차가운 공기를 향해 열려 있는 그의 눈을 들여다 볼 수 없었습니다

  어째서

  이 죽은 사람은 자리에 쓰러져 있습니까?

  가슴에 칼을 맞고 왜

  아무도 그를 몰라야 합니까?.

     -전문-

 

 

    ▶ 영혼에 푸른 별을 가진 신들린 시인_ 스페인의 국민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발췌) 

   가르시아 로르카는 사랑을, 죽음을, 가난하고 약한 집시들의 삶을 뜨거운 언어로 관능적이며 격정적이게 표현하였지만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주제는 죽음이라고 할 수 있다. '뿌려진 피' '칼을 맞고'에서 볼 수 있듯이 작품 곳곳에 피, 칼 등 죽음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배치시켜 죽음의 극적인 요소를 극대화시킨다. 그 '죽음이 들어왔다 나가고' '내가 죽으면/ 발코니를 열어놔 둬.' '가슴에 칼을 맞고 왜/ 아무도 그를 몰라야 합니까?' 등 시 속에서 자신의 비극적 종말을 반복해 예고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는 고향의 오렌지숲에서 자신의 시만큼이나 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는 세르반테스 이후,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최고 스타이자 작가이지만, 작품에 계속 등장하는 참혹한 죽음의 전조는 운명으로 다가온다.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전체주의와 국가주의, 파시즘이 득세하던 당시 이미 스페인은 물론, 유럽에서도 명성이 높은 대작가가 되었지만, 그는 스페인 내전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936년 7월 내전이 터지자 불안을 느끼고 멕시코에 있는 여배우 마르가리타 크사르구을 만나러 가기 위해, 양친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그라나다에 간다. 그때 시(詩) 제자인 어용시인 루이스 로잘레스의 유인으로 극우 민족주의자에 의해 사살되어 38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한다. 총살 후 그는 산기슭의 구덩이에 던져졌고 장소를 은폐하기 위해 곧 그 자리 위에는 나무가 심어졌다고 한다. / 로르카가 왜 살해당했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하지만 당시 스페인의 사회적 환경과 파시즘을 이해하면 그가 왜 내전의 와중에 살해당하게 되었는지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시의 스페인 내전은 파시스트에 의한 보수혁명의 성격을 띄는데, 이 혁명에서는 '지성'이나 '이성'을 가진 지식인은 제거되어야만 한다. 파시스트는 반이성주의자들이며, 이성 대신에 '힘과 용기'로 대변되는 '의지'가 가치판단을 대신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로르카라는, 스페인을 깨우려는 지식인의 존재는 불편한 존재였다. 그의 작품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귀족주의적 인식론을 가진 파시스트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로르카는 그가 나고 자란 안달루시아의 민중 정서가 뼈 속 깊이 박힌 사람이었다. 로르카는 비록 어떤 정치적 모임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상과 작품 전면에는 그가 자유와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사랑하는 지식인이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와 누이 꼰차에게도 그는 '난 가난한 사람들 편일 뿐이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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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문화 에세이세계의 문제 시인을 찾아

   『사랑과 자유의 시혼』 김지희 지음/ 2017. 3. 25. <도서출판 시와문화> 펴냄

  * 김지희/ 경북 성주 출생, 2006년『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2014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 등단, 시집『토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