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시오
샤를 보들레르 : 이규식 옮김
항상 취해 있어야 합니다.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지요. 이것이야
말로 그대 어깨를 짖누르고 그대의 허리를 땅으로 굽히게 만드는
무서운 시간의 중압을 느끼지 않게 하는 유일한 과제입니다. 쉬지
않고 취해야 하지요.
무엇으로 하냐고요? 술, 시, 혹은 도덕, 당신의 취향에 따라, 하
여간 취하시오.
그리하여 당신이 때로 고궁의 계단이나 도랑의 푸른 잔디 위에
혹은 당신 방의 삭막한 고독 속에서 취기가 이미 줄었거나 아주 가
버린 상태에서 깨어난다면 물어보시오.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
게, 새에게, 벽시계에게, 달아나는 모든 것, 탄식하는 모든 것, 구
르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게 묻도록 하시
오. 지금이 몇 시인가하고. 그러면 바람은, 별은, 새는, 벽시계는
대답할 것이오. "지금은 취할 시간이다! 당신이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시오. 쉬지 말고 취하시오! 술로, 시로,
또는 미덕으로든 당신의 취향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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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엠포엠』2017-가을호 <프랑스 시인 톺아보기③ 샤를 보들레르>에서
* 이규식 /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 한남대 사회문화행정복지대학원 문예창작학과 교수,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지은 책과 옮긴 책 『행간으로 읽는 문학』등 3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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