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맺지 못하는 오렌지 나무의 노래
로르카 / 정현종 옮김
나무꾼이여.
내 그림자를 나한테서 잘라내 줘요.
열매 없는 자신을 보는
고통에서 나를 해방시켜 줘요.
왜 나는 거울들 속에서 태어났죠?
낮은 나를 에워싸 맴돌고,
별 많은 밤은
나를 판에 박듯 복사해요.
나는 나를 보지 않고 살고 싶어요.
그리고 꿈꿀 거예요
개미들과 엉겅퀴가 내
잎이며 새이기를.
나무꾼이여.
내 그림자를 나한테서 잘라내 주세요.
열매 없는 자신을 보는
고통에서 나를 해방시켜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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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르카 시집 『강의 백일몽』에서/ 1994.10.30. <(주) 민음사> 펴냄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Carcia Lprca (1898~1936)/ 스페인 그라나다 근처 푸엔테바케로스 출생. 22세 때 첫 시집 『시집』출간, 이후 희곡 · 인형극 · 음악 · 미술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다재다능한 활동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음. 시집 『집시 민요집』『깊은 노래의 시』 『익나시오 산체스 메히아스를 애도하는 노래』등, 1936년 스페인 내란 때 살해당함.
* 정현종 / 1939년 출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연세대 국문과 교수, 시집 『고통의 축제』『나는 별아저씨』『한 꽃송이』외. 시론집 『숨과 꿈』, 문학선집『거지와 狂人』 , 산문집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역서『프로이트 선집』『예이츠 시선』『위대한 갯츠비』『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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