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시비
-옛날 옛적 꽃날 적에
채선
사실적 표현을 하자면 이렇다.
너나없이 우리는
어제 그제 십년 전, 보다 훨씬 이전의 것들을
새로운 듯 써 갈기고 있다.
폭삭 망하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을
낯익은 생소함
찰나에 피었다 지는
나만의 꽃을 꺾은 것 같지만
종이꽃 한 줌 쥐었을 뿐
산뜻하게 필사된 너를 머리에 얹고
그제의 피로 십 년 전의 악몽을 읽는다.
반 백 년 시든 꽃물이 번진다.
생화(生花)처럼
내가 또 베껴지고 있다.
*『불교문예』2011-봄호 <신작시>에서
* 채선/ 서울 출생, 2003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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