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전람회
장충열
100년의 이야기들 신비스런 안개 빛으로
잔잔히 말을 건넨다
바삐 움직이는 눈동자는 명작의 포로가 되고
늘어서는 감탄사의 행렬은 끝이 없다
선이 고운 여자의 목덜미 그려 낸 르누아르의
미소 받으며 눈 돌리는 순간
목이 긴 여인의 슬픈 눈동자 보고
모딜리아니의 가느다란 손가락 살며시 잡아 본다
어깨 살짝 건드리며 돌아보게 하는 로댕은
누구의 생각 속 헤엄치고 있을까
액자에서 튀어나온 시간은 지구 몇 바퀴 돌고 돌아
고고한 테두리 만들며 이곳까지 왔는가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리는 것'
이라는
피카소의 찌그러진 눈동자 속에서 방황하다
루소의 생각 속으로 들어갔다
자연의 숨결로 씻겨진 세포들이 춤춘다
신명이 날 때쯤 고갱의 자화상 앞에서 생각이 복잡해진다
순간 유리 액자에 얼비치는
또 다른 얼굴이 보였다
창조주가 왼손으로 그려 낸 밋밋한 얼굴 하나
순수 자연 작품으로 얼빠진 듯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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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미처 봉하지 못한 밀서』2017. 6. 20. <도서출판 지혜>펴냄
* 장충열/ 1996년『월간문학』에 작품 발표로 활동 시작. 사)한국문인협회 낭송문화 진흥위원장, 시집『연시 그 절정』외 공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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