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이월/ 김병호

검지 정숙자 2017. 9. 13. 16:01

 

 

    이월

 

    김병호

 

 

  신작 시 청탁을 했습니다

  가타부타 답이 없이 그는 점심이나 하자 했습니다

 

  아직 꽃이 오지 않아 바람이 찼습니다

 

  그는 냄비 속의 조린 무를 찾아 고봉밥 위에 올려 주며

시는 나중에 줄 수 있겠다, 했습니다

  대학생이 되는 막내딸 이야기와 새로 배우는 동시 이야

기도 했슶니다

 

  며칠 지나 출가 소식을 들었습니다

 

  툭, 툭, 돌멩이를 차며 걷던 뒷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봄이 지나도 이월이 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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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백핸드 발리』에서/ 2017. 6. 30. <(주)문학수첩> 펴냄

  * 김병호/ 1971 광주 출생, 2003년 《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달 안을 걷다』『밤새 이상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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