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커튼/ 박연준

검지 정숙자 2017. 9. 6. 02:19

 

 

    커튼

 

    박연준

 

 

  바람이 분다 커튼의 날갯짓

  저기 봐,

  꼭지가 묶여 있는 새가 날아간다

 

  녹아버린 드라큘라의 망또

  펄럭이는

  펄럭이다 마는

 

  바람이 흔들리는 벽에 얼굴을 부비며 기어간다

  빛으로 사라지는 바람의 몸피

 

  미래를 펼쳐보라

  안쪽이 환해지면

 

  공기를 흘리면서 떠오르는 사람

  풍선처럼 뚱뚱해지다

  터진 채 날아가는

 

  커튼이 펼쳐놓은 정적 속

  부풀어오르다 몰래

  시드는 생각들 

 

    -------------

  * 시집『베누스 푸디카』에서/ 2017.6.19. <(주)창비> 펴냄

  * 박연준/ 1980년 서울 출생,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산문집『소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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