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운명殞命이 나의 운명運命인가
정대구
그가 죽었다
고향땅에 나의 시비를 세워주겠다고
벼르던
고향친구 그가 오늘 죽었다
보다 앞서
또 다른 그가 죽었다
무척이나 나의 시를 좋아해
나의 문학관을 지어주겠다던
나의 제자 황 군이 간 지는 벌써 오륙 년
훨씬 전에 또 한 분 그가 돌아가셨다
나에게 최고의 무슨 문화훈장을 정부에 추천했다던
선배 시인
생전에 나의 시를 그토록 아껴주신 그가
안타깝다
저들이 저렇게 나에 앞서 운명한 것이
무슨 운명이냐 말이다
-전문-
표4> 공자의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慾 不踰矩)'라는 말씀이 있다. 사람이 덕을 오랫동안 쌓으며 살다보면, 자연 그대로의 삶을 일상의 삶에서도 이룩할 수 있다는 말씀이리라. 그래서 행하는 행동이며 말씀이 자연의 이법 그대로가 되기 때문에, 그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서 행하여도 자연 법도에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시를 얼마나 오래 쓰면, 이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慾 不踰矩)'의 경지와 같이, 하는 말씀이 곧 시가 되고, 시 그 자체가 그 하는 말씀의 경지가 될 수 있을까. 즉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慾 不踰矩)', 다시 말해서 자신이 지닌 마음, 그대로 말하고 싶은 바를 말하여도, 그 말씀 그대로가 시의 법도를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그런 경지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정대구 시인은 오랫동안 시만을 생각하고, 시를 썼을 뿐만 앙니라, 시를 자신의 삶의 방법으로 받아들이며, 시와 같은 생활을 하신 분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제는 말씀하는 그 모두가 시가 되는 경기, 시가 바로 그 분의 말씀이 되고 있지 않은가. (윤석산尹錫山/ 시인,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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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백지』에서/ 2017.8.18. <도서출판 도훈> 펴냄
* 정대구/ 1936년 경기 화성 출생, 1972년《대한일보》로 등단, 시집『나의 친구 우철동 씨』『제부도 가는 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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